부산밥퍼나눔공동체

 
작성일 : 23-03-06 11:34
부산밥퍼 사무실 개소식에 즈음하여 드리는 축하의 말씀-박철목사(20131001)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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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글날이다. 이렇게 뜻깊은 날, 부산밥퍼공동체 사무실개소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세종께서는 "밥이 하늘이다. 밥굶는 백성을 없이하라"는 특명을 내리셨다. 그래서 지방관들은 황무지를 개간하여 논밭을 만들고 신숙주와 성삼문 등은 농사짓는 법을 담은 농사직설을 지어 전국에 배포했다. 그 결과 전국의 전답은 2배로 늘어났고 수확량도 몇 배나 늘어 백성들의 굶주림이 없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세종대왕을 왜 존경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사실 세종대왕은 태종이 만든 신문고를 없애고 백성들이 지방수령들의 탐학과 비리를 고발할 수 있는 수령고소법을 폐지하여 오직 양반들의 편만을 들어 백성들의 원성이 많았다. 그러나 이는 당시의 신분제도를 확고히 하여 국가기강을 잡으려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볼 여지가 있다.
역사가 세종대왕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단순히 한글을 창제하고 과학기술을 발전시켰으며 대마도를 정벌하여 일본놈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고 압록강과 두만강지역을 정벌하여 오늘날의 국경선을 만들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종께서는 백성들의 굶주림과 기아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고 "밥이 하늘이다"라는 칙명을 내리셔서 밟 굶는 백성들을 없이하신 것이니 그 위대함이 더한 것이다.
밥이 없고 쌀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인권인가? 거지가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 밥이 없어 배고픈 거지에게 먼저 밥 이외에 무엇이 더 중요하단 말인가? 굶주리는 사람을 아무리 위로하고 아무리 동정해도 밥주는 사람이 최고다. 밥 굶는데 인간답게 살 수 있는가? 개를 아무리 귀여워해도 밥주는 사람을 따르게 마련인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엉뚱한 데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세종대왕에게 배워야 할 것이다.
지난달 최갑복 씨라는 구치소를 탈출하여 한동안 언론의 회자된 사건이 있었다. 키는 150센티 정도로 체구도 작고 왜소하기 짝이 없다. 전과 25범이요, 20년 가까이 감옥에서 생활한 사람이다. 그런데 최갑복 씨가 그의 생애 가운데 가장 힘든 것이 배고픈 게 제일 견디기 힘들었다고 한다. 나는 신문을 통해 그 기사를 읽으면서 얼마나 마음이 짠하던지 눈물이 막 쏟아지는 것이었다. 누가 최갑복 씨를 만들었는가? 우리 사회가 너무 비정하고 돈 밖에 모르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최갑복 씨의 곡절많은 인생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오늘 부산밥퍼공동체 사무실 개소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그리고 본부장을 비롯해서 직원 여러분, 후원회 여러분, 자원봉자들, 모든 내빈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나는 축하할 만한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미안하기 짝이 없다.
예수님은 “작은 자(소자)에게 냉수 한 그릇 대접한 것이 기억하시겠다”고 하셨다. 작은 자라, 오늘 이 시대, 사회적 약자가 아니겠는가. 여러분들이 하시는 일들을 주님께서 기억해 주실 것이다.
또 예수님을 “오른 손이 하는 일, 왼 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셨다” 이게 무슨 뜻인가? 어떻게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슨 뜻인가? 첫째, 신속하게 하라는 것이다. 선행을 하거나 구제를 할 때 망설이거나 계산하지 말라는 것이다. 둘째, 은밀하게 하라는 것이다. 나팔을 불지 말라는 것이다. 셋째 하고 나서 잊어버리라는 것이다.
여러분의 수고와 봉사로 이 사회가 공정한 사회, 분배의 정의와 나눔이 실현되는 세상이 되기 바란다. 밥을 먹지 못해 굶주리는 사람이 없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참으로 외람되지만 부산밥퍼공동체가 문 닫는 세상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 -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