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12-04 04:10
무료급식소로 몰려드는 발길들.....(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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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부는 계절, 무료급식소로 몰려드는 발길들
3일 오전 11시40분께 부산 동구 부산진역 앞 무료급식소. 푸석한 머리에 허름한 옷차림의 노숙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길게 줄이 이어졌다. 부산 강서구의 한 교회가 마련한 이날 점심식사는 돼지고기김치볶음, 산나물무침, 배추겉절이와 시래깃국이 준비됐다. 천막 안에 마련된 90여 좌석이 촘촘하게 들어차자 뒤늦게 배식을 받은 사람들은 인근 난간에 걸터앉았다. 상당수가 50대 이상이었지만 군데군데 30대도 눈에 띄었다.
이날 모인 사람들은 100여 명. 10분도 안돼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 몇몇 사람들은 배식대로 돌아와 다시 한 공기 가득 밥을 퍼갔다. 일부에서는 앞다퉈 비닐 봉지를 가져와 남은 국과 밥을 담아가기도 했다. 교회 관계자는 "그동안 못 보던 사람들이 최근들어 유독 많다. 그만큼 먹고 살기 힘든 사람이 늘었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한숨지었다.
경제한파로 최근 무료급식소에도 새로운 풍경이 찾아왔다. 젊은 노숙자와 급식소를 찾는 새로운 얼굴들이 늘어나는 반면 급식에 나서는 단체들은 갈수록 줄어드는 지원금으로 힘겨운 겨울을 맞고 있다.
이날 급식소에서 만난 김모(38) 씨 역시 '젊은 노숙자'. 한눈에 봐도 수척한 김 씨는 지병인 당뇨 때문에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처음엔 여러 직장을 옮겨다녔지만 결국 김 씨는 노숙자 생활로 접어들었다. 김 씨는 "병이 있다 보니 취직하기가 힘들었다"며 "그래도 이렇게 점심이라도 주는 곳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교회 조끼를 입은 한 자원봉사자가 다가오더니 "새로 온 사람들 대부분이 최근 직장을 잃었거나 사업이 망한 사람들"이라고 귀띔했다.
갈 곳을 잃은 노숙자들로 무료급식소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지만 급식소를 운영하는 단체들은 갈수록 힘겹기만 하다.
밥퍼 운동본부 부산지부의 경우 지난달 부산진역에서의 무료급식 횟수를 3번에서 4번으로 늘렸다. 토요일 저녁을 제공하던 한 교회가 무료급식을 중단하는 바람에 대신 떠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원의 손길은 꽁꽁 얼어붙고 있다. 밥퍼 운동본부 부산지부의 경우 2년간 매달 수십만 원씩을 지원하는 업체가 지난 추석 이후 지원을 중단했으며, 얼마 전에는 매달 25만 원씩 후원하던 교회도 지원을 못하겠다고 통보해왔다. 밥퍼 운동본부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다들 어렵다는 것을 아니까 뭐라고 말할 수도 없다. 최근에는 교회 등 일부 단체가 무료급식을 포기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10년째 부산진역, 구포역 등지에서 무료급식을 하고 있는 한 교회도 "급식을 하려면 한달에 1000만 원가량이 드는데 현금 지원이 40%가량 줄어들어 운영이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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